“그 아빠에 그 딸이라는 말을 꼭 듣고 싶다”고 했던 천안함 고(故) 김태석 해군 원사의 딸 김해나(19)씨가 아버지를 따라 해군 간부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19일 ‘해군 군가산복무(군장학생) 장교’ 모집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대학 재학 중 군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현재 우석대 군사안보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2025년 대학 졸업과 함께 해군 소위로 임관한다. 이달 초 공군, 해병대 전형에도 합격했지만 그는 아버지가 복무했던 해군을 택했다.

그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너무나 기다려왔던 순간이라 ‘합격’ 문구를 본 뒤에도 믿기지 않아서 여러 번을 다시 봤다”고 했다. 또 “‘아버지같이 훌륭한 해군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제 행동으로 아버지 이름에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이던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아버지 김 원사를 잃었다. 이후 “아버지 같은 해군 간부가 되겠다”고 했던 그는 올해 충북 진천에 있는 우석대 군사안보학과에 입학했다. 그 뜻을 이루려고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매일 오전 7시에 일어나 밤 10시까지 장교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 왔다고 한다. 그를 지도한 한훈 교수는 “밝고 긍정적이며 근성이 아주 강한 학생”이라며 “육군보다 선발 인원이 적은 해군에도 합격했고, 공군의 경우엔 해나가 우리 과에서 유일한 합격생”이라고 했다.

해나씨는 합격 소식을 어머니와 두 여동생 해강(18)·해봄(16)양에게 가장 먼저 전했다. 남편을 바다에서 잃은 어머니는 해나씨가 또 ‘해군의 길’을 걷겠다고 했을 때 “좋지, 군인 해”라며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해나씨는 조만간 대전 현충원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아버지는 평소 세 딸 중 한 명은 해군이 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아빠가 바라시던 대로, 저 해나가 해군이 됐어요’라고 말씀드릴 거예요. 참 좋아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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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1/08/20/YS6PHORZIRG3JHEJMFH4JPDXYY/